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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 백신 도입사건 진정성을 엿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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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1-06-0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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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독일의 화이자 백신 3000만명분 도입을 추진한 사실을 알리고 난 뒤 비판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구시의 가짜 백신 해프닝은 세계를 놀라게 한 백신 피싱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평가절하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위험천만한 사기극이 될 뻔했다"며 "다행히 정부의 신속한 점검 절차와 화이자 측의 조치로 더 큰 피해 없이 일단락됐지만, 가짜 백신이 투여됐을 경우를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성명을 통해 거들었다. 대구시당은 "백신은 결코 지방정부가 사적인 인맥을 통해 들여올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권영진 시장의 공식사과와 구매의향서를 포함한 서류 일체를 공개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구입 절차를 밟은 것이 아니라고 했고 화이자사는 법적 검토까지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이번 백신도입 노력은 대구시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라 대구의료계를 대표하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정부의 백신도입을 돕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 4월 27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추진상황을 전달받고 백신 도입 문제는 중앙정부의 소관사항이므로 보건복지부와 협의할 것을 권고했으며 백신 도입과 관련해 집행한 예산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지난 4월 29일과 5월 30일 등 두 차례에 걸쳐 보건복지부 관련 공무원들을 만나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관련 자료를 전달하는 등 중앙정부와 협의했고, 보건복지부의 권고에 따라 대구시장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 작성해 줬다고도 했다. 백신 확보에 대해 대구시가 직접 나선 것이 아니라 민간단체가 추진한 것이고 대구시는 원활한 백신 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쳤으므로 대구시 독단 추진과 예산 낭비라는 최근 비판의 주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구시는 "백신도입의 성공 여부를 떠나 백신접종을 통해 코로나19를 조속히 벗어나도록 하려는 선의에서 보여준 대구의료계의 노력은 존중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위험천만한 사기극 등으로 폄훼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대구시의 입장을 들어보면 코로나19에서 해방되기 위해 민관이 한마음이 돼 노력했다는 말이 된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대구시의 입장에서는 이해도 된다. 코로나19 초기 대구가 얼마나 고생했으며 최근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가만히 넋을 놓고 앉아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물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정부의 주선으로 백신을 도입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권영진 시장을 비롯한 대구 의료계의 다급한 사정도 한 번은 헤아려 보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과연 대구 의료계의 노력이 사기라고 폄하될만한지는 한 번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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